서울 양천구청과 용산구청에 이어 해남군 모 읍사무소에서도 10억원대의 복지보조금 횡령사건이 또다시 적발됐다.

횡령금액은 10억여원으로, 횡령수법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보조금을 부풀려 빼돌린 양천, 용산구청 공무원의 수법에다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조금까지 빼돌린 것.

감사원은 10일 사회복지 업무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해남읍사무소 사회복지 담당 7급 공무원 장모(40·여)씨가 지난 수년동안 사회복지 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서울 양천구에서 일어난 장애인 보조금 26억원 횡령사건 등으로 각 시,군의 사회복지 보조금 집행절차를 감사하다가 횡령사실을 적발하고 그 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장 씨는 지난 2002년 6월부터 2007년 9월까지 5년동안 읍사무소에서 복지급여 지급업무를 담당하면서 매달 1~36명씩 모두 785명을 기초생활수급자로 가장해 가족과 지인 등의 차명계좌 34개를 이용해 3억 6천여만원을 횡령했다.

여기다가 매달 1~62명씩 모두 1,624명의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6억 4천여만원을 빼돌려 모두 10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월 최대 110여 만원(09년 기준)이 지급되는 생계, 주거급여가 보조금 가운데 액수가 가장 큰 점을 악용한 것.

생계, 주거급여는 기초생활보장대상자의 생계유지 및 주거안정을 위해 의복, 음식물 등 구입비와 임대료 등을 매달 현금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감사원은 "장 씨가 빼돌린 10억여원을 지난해 사망한 어머니의 병원비와 자동차 구입, 토지 취득, 해외여행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며 "기초생활수급자의 보조금을 빼돌린 점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매달 수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은 있지만 상급자의 책임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남읍에는 4명의 복지사가 37개 마을 기초생활수급자 1천151명에 대한 지원금 24억5천여만원, 장애인 313명에 대한 보조금 2억7천여만원, 65세 이상 노령연금 수급자 2천272명에 대한 지원금 21억5천여만원을 관리하고 있다.

◈ 황당사례 수두룩

감사원은 이밖에 이번 감사에서 다른 지역의 횡령 사례도 적발했다.

충남 아산시의 모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기능직 8급 직원인 A씨는 지난해 8월 입금 및 지급의뢰 명세서를 허위로 작성해 6천 2백만원을 횡령, 아파트 분양 대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적발됐다.

전남 진도군 보건진료소의 6급 직원 C씨도 지난 2006년에서 2008년까지 난방유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25차례에 걸쳐 515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의 추가조사와 서울시 및 행안부의 특별감사 결과를 종합분석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전달시스템'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오는 4,5월쯤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감사원에서 실시할 각급 지자체에 대한 기관운영감사에서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급여 지급과 세입,세출 관련 회계집행 실태 등을 강도 높게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원 유규현 자치행정 감사국장은 "자체감사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 제고를 주요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감사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S정치부 곽인숙 기자 cinspain@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